[동아시아대회 결산] 경기-운영
기사입력 1997년 05월 19일 14시 16분
제2회 부산 동아시아대회는 지방도시에서 개최한 첫 국제종합대회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운영과 경기력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대회였다.
이와 함께 2002년의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많은 교훈도 준 대회였다.
지난 95년으로 예정됐던 제2회 평양대회를 북한이 반납하는 바람에 떠맡다시피 유치된 이번 대회는 준비기간이 짧았고 경제적으로도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예산을 절감, `내실 있는 국제대회'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산면에서도 이번 대회는 지난 1월의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가 사회간접시설 등을 포함, 1조2천억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데 비해 경기장 보수비를 합쳐 단 335억원의 예산만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국고 29억원과 체육진흥기금 50억원을 포함, 79억원만 보조를 받고 나머지를 모두 시예산과 수익사업으로 메우느라 긴축이 강요될 수밖에 없었다.
이같은 이유로 대회조직위는 전 경기장의 개보수비에 18억원만을 투입해 거의 기존시설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부대시설이 모자라 경기내내 원성을 들을 수밖에 없었으며, 양질의 자원봉사요원을 확보하지 못해 통역 등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제일기획에 맡겨 치른 개－폐회식 행사는 호평을 받았으며, 쌍용정보통신이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종합전산망도 빠른 경기결과 처리로 신속한 경기보도에 큰 도움이 됐다.
경기력면에서 이번 대회는 세계신기록 5개, 세계타이기록 2개, 아시아신기록 8개, 아시아타이기록 3개, 대회신기록 111개, 대회타이기록 11개가 작성돼 세계신기록 없이 아시아신기록 14개만을 수립했던 제1회 상해대회보다 `풍작'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이 4년 만에 한번씩 열리는 최대의 스포츠축제인 전국체전을 앞두고 지방출신 국가대표선수들을 각 성（省）으로 돌려보내는 바람에 육상 수영 등의 종목에 상당수의 2진급 선수들을 파견, 대회의 전반적인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처녀 출전한 카자흐스탄이 정예선수들을 파견, 투기와 기록종목의 수준은 1회대회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한편 이번 대회서는 중국의 장징진（체조）과 일본의 야마모토（수영）가 4관왕에 올라 공동 최다관왕을 차지했으며, 한국의 이동수（배드민턴） 유영동（정구） 등 3관왕 8명, 2관왕 24명이 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