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변신-이제 커브볼도 자유자재
기사입력 1997년 05월 09일 14시 01분
`커브볼의 투구 동작을 줄여라！'
ＬＡ다저스 박찬호（24）의 커브가 완벽한 수준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5일（이하 한국 시간） 시카고 커브스전에서 커브 컨트롤이 흔들려 고생했던 박찬호는 8일 불펜피칭에서 투수코치 데이브 월라스와 메이저리그 10년생인 포수 톰 프린스와 함께 연구해 컨트롤이 좋은 커브볼 구사 요령을 습득했다.
월라스코치와 프린스는 박찬호의 커브볼 투구 동작이 너무 크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커브를 던질때 투구폼이 커지면 자연 공을 놓는 위치가 높아져 공이 높을뿐 아니라 낙차 폭이 적어져 어중간한 `행잉 커브볼'이 된다.
다시말해 타자가 가장 때리기 편한 지점으로 공이 들어가게 되고 강타자들에게 걸리면 담장을 넘어가기 일쑤.
박찬호는 이날 64개의 공 가운데 30개의 커브를 던졌는데 투수코치의 지적대로 동작을 줄이고 공을 놓는 포인트를 낮추자 타자의 방망이 바로 앞에서 뚝 떨어지는 절묘한 커브가 나왔다.
손목을 조금 많이 써주라는 주문도 있었지만 박찬호는 직구와 거의 같은 자세에서 커브를 던지는데 더욱 주안점을 두었다.
박찬호는 "손목을 많이 쓰면 결국 팔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직구와 같은 컴팩트한 동작으로 실밥에 손가락 두개를 걸어 던진다"며 "컨디션이 좋으면 그 동작으로도 아주 낙차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직구와 같은 동작으로 던질 경우 커브의 속도가 훨씬 빨라지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
이미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를 뿌리는 박찬호가 정확한 제구력의 커브를 구사할 경우 용이 여의주를 무는 격.
2스트라이크 이후 이 파워 커브가 제대로 꽂혀준다면 `베이스볼 위클리'가 예상한 올시즌 13승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