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런치보이'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5시 15분
`헌팅은 점심시간 도서관에서'.
대학가에 새로운 헌팅법이 등장했다.
도서관에 인적이 뜸해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헌팅을 즐기는 일명 `런치보이'가 급증하고 있는 것.
런치보이는 평소에 마음에 두고 있던 여학생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뜨면 몰래 다가가 그녀의 소지품을 `슬쩍'한다.
하지만 여학생이 자리로 돌아오면 곧 다가가 소지품을 돌려주며 환심을 산다.
이때 런치보이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웠다'거나 `화장실에 버려져 있었다'고 둘러댄다.
이렇게 호의적으로 상대방에게 접근, 적당한 기회에 말을 걸어 데이트약속을 하게 되면 런치보이헌팅은 일단 성공하게 되는 것.
런치보이에 대한 여학생들의 반응은 여러가지 부류로 나눈다.
일부 여학생들은 이런 식의 접근방법에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송기욱양（20．상명대 2년）은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사기성이 농후한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남자로서 조금 비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런치보이들이 `슬쩍'하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그리 값비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여학생들도 있는가 하면
괜찮은 런치보이가 걸리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점심시간이면 한참씩 자리를 비우는 여학생들도 많다고.
엄복희양（20．순천향대 2년）은 "런치보이는 한 여학생을 오랫동안 짝사랑하다가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아 한번 이루어지면 의외로 오래 사귀는 커플들이 대부분"이라며
"바람기가 많은 남학생들보다 일편단심의 런치보이를 사귀는 것도 괜찮은 방법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