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결산 프로농구 원년 - 떠오른 스타 (4)
기사입력 1997년 05월 07일 15시 01분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스타 플레이어의 그늘에 가려 벤치에만 앉아있던 무명의 세월끝에 마침내 소담스런 열매를 맺었다.
97프로농구는 진흙속을 뚫고 나온 `진주'들의 영롱한 광채로 시즌 내내 빛을 발했다.
올시즌 코트를 빛낸 `샛별'의 산실은 단연 원주 나래.
개막전（前） 약체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히 2위의 성적을 거둔 나래는 `깜짝 스타'들로 넘실거렸다.
올시즌 나래의 최고스타는 정인교（28）.
아마시절부터 3점 슈터로 유명했던 정인교는 하위권을 맴돌던 팀성적 때문에 그리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폭발적인 장거리포로 나래의 고공비행을 주도했고 유니세프（유엔아동보호기금） 출연（出捐）으로 `사랑의 3점슈터'라는 영예로운 애칭까지 얻었다.
포워드 장윤섭（27）은 적중률 높은 3점슛과 그림자 수비를 앞세워 시즌 초반 나래의 돌풍을 이끈 주역.
팀내 최저연봉인 3천600만원으로 계약한 `식스맨'이 급기야 주전자리를 꿰찬 것.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서는 이인규（25）의 활약이 눈부셨다.
정규리그에서 칼레이 해리스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거의 없었던 이인규는 대우와의 플레이오프 1회전 4차전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포인트 가드로 안정된 볼배급과 드리블링으로 공격의 뒷심을 제공했고 득점에도 적극 가담, 나래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시킨 숨은 일꾼.
원년 챔피언 기아의 이훈재（30）는 전문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상대팀 주득점원 봉쇄 특명에 따라 `식스맨'으로 출격하던 이훈재는 나래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스타팅 라인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나래의 주포인 칼레이 해리스를 꽁꽁 묶어 정상을 향한 `항모' 기아의 쾌속항진에 추진력을 제공했다.
정규리그 꼴찌팀인 수원 삼성의 노기석（25）은 수비 리바운드 득점 등에서 고군분투, KBL（한국농구연맹）의 MIP（최고기량발전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들 신성（新星）의 공통점은 3점슛 수비 리바운드 등 자신만의 특화된 능력과 성실한 자세로 당당히 스타군（群）에 이름을 새겨 넣은 것.
오는 11월 개막될 97∼98시즌을 빛낼 `혜성'은 과연 누가될지 벌써부터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