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결산 프로농구 원년 - 관중
기사입력 1997년 05월 03일 15시 00분
원년 프로농구는 관중동원면에서 일단 성공작이라는 평가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107경기（4일간 하루에 2게임 치른 경기는 제외）서 39만6천609명을 동원, 경기당 3천707명의 관중을 농구코트로 끌어모았다.
이같은 수치는 KBL（한국농구연맹）이 출범에 앞서 예상했던 3천명을 초과한 숫자다.
특히 올스타전 관중 6천120명까지 합하면 40만명 이상이 프로농구 코트를 찾아 24억원의 입장수입을 달성하며 일약 국민적인 스포츠로 성장했다.
원년 프로농구가 관중동원에서 성공하게 된 원인은 지역연고제의 채택으로 지역팬들을 흡수한데서 먼저 찾을 수 있다.
지역연고제는 아마시절 수도권에만 집중됐던 농구열기를 지역으로 확산시켜 잠재팬을 관중석으로 끌어낼 수 있었으며 불모지였던 원주나 광주 등지는 구단의 노력으로 기대 이상의 관중동원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용병의 가세로 슬램덩크와 개인기 대결, 스피디한 경기진행이 가능했던 점도 원년 돌풍의 원동력이었다.
다음으로 `황금어장'으로 통하는 가족팬과 직장인팬을 동원, 질（質）적인 향상을 꾀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아마시절 오빠부대의 극성스런 응원으로 농구장을 멀리하던 남성팬과 가족팬이 관중석으로 대거 몰려오는 풍토가 조성됐고 반면 여중－고생팬들은 자연스럽게 퇴조했던 것.
그러나 출범 초기의 열기는 중반 이후에는 한풀 꺾여 관심을 모은 플레이오프서는 오히려 정규리그보다 적은 관중이 입장했는데 이같은 기현상은 구태의연한 팬서비스와 KBL의 무성의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장 많은 농구팬을 보유한 서울의 경우 연고팀이 없는 탓에 열기가 가장 떨어지는 지역으로 분류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대전 인천 원주 등의 경기장은 2천∼3천명의 수용인원으로 지역팬들의 열기도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었고 일부 지역의 경우 시설의 노후화로 불쾌감마저 느끼게 했다.
각 구단이 펼치는 치어리더 공연이나 이벤트 등 팬서비스도 정규리그 중반 이후 식상한 내용을 반복, 팬들의 발길을 돌려놓기도 했다.
원년 열기가 거품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KBL과 각 구단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전용체육관 확보와 새로운 이벤트 개발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