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내 허리 튼튼합니다'
기사입력 1997년 05월 02일 14시 43분
LG 차명석(28)은 `으뜸 미들맨'이다.
영양가 만점의 등판을 계속하며 갖가지 찬사를 이끌어 냈다.
특히 메이저리그 최고의 기교파 투수인 그레그 매덕스(애틀랜타)를 빗댄 `차덕스'란 별명을 얻을 정도다.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2일 현재 10게임에 나가 3승 2세이브를 올려 `불패'의 믿음을 심었고, 방어율 1.77로 `구두쇠 피칭'을 했기 때문.
다승 공동 선두와 구원 공동 4위, 방어율 6위에 올라 성적으로도 최상임을 보여줬다.
차명석은 이기는 경기를 마무리 이상훈에게 이어주는 든든한 연결 고리면서도 때론 승리를 지켜 내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며 변신한 결과였다.
올시즌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제구력과 변화구.
방위 복무를 끝내고 돌아와 갈팡질팡했던 차명석은 작년 시즌의 모습을 완전히 털어 내고 가을훈련부터 비지땀을 쏟아 위력적인 피칭을 되찾았다.
과감한 몸쪽 승부를 즐길 만큼 안정된 컨트롤에다 다양한 회전력을 보이는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으로 시속 138∼140㎞에 불과한 직구의 약점을 보완했다.
여기에다 평소 `변호사'로 불리면서 입증한 빠른 머리 회전까지 보태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도 앞서가고 있는 것.
LG 유종겸투수코치는 차명석에게 신중한 승부를 지시하고 있다.
초반 상승세만 믿고 볼카운트 2-0 또는 2-1 등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성급히 승부하다 위기를 자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들맨 전성시대'를 연 차명석의 신바람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