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막히면 내가 뚫는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30일 15시 12분
`나도 해결사.'
프로축구 현대 이현석（李玄錫·29）이 구원 전문 공격수로서 발돋움 하고 있다.
지난 91년 입단했으나 95년 중국리그에서 뛰는 등 국내 무대에서는 그늘속에 있던 그의 직책은 전문 교체선수.
송주석 안홍민 등 포워드나 미드필더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때 즉각 투입돼 공격의 활로를 뚫는다.
그래서 현대 고재욱 감독은 득점을 하지 못해 답답할때 벤치의 그를 쳐다보는게 어느순간부터 버릇이 되었다.
그만큼 그는 현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것이다.
97라피도컵 개막전인 지난 26일 유공전（목동）에서는 후반에 나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아디다스컵 9게임에서는 무려 7경기나 교체선수로 뛰었다.
지난해 라피도컵 성적은 14게임에서 3골. 스타들이 즐비한 현대에서 그가 한몫을 차지한 것은 100m를 11초8에 달리는 빠른 발 덕분이다.
팀 최고의 준족답게 보통 20∼30여m를 드리블해 상대 수비진을 순간적으로 허물어 버리는 것.
그러나 `총알탄 사나이' 이현석은 센터링 능력과 슈팅력이 다소 떨어지는게 흠.
그동안 `벤치의 실세'로 머문 까닭은 유연한 몸짓 보다는 근육질의 투박한 몸, 그리고 서울체고 1년때에야 축구를 시작해 개인기가 다소 부족한 것 등이 이유였다.
그렇기에 현대는 그를 입단시키면서 `의문 부호'와 `시한 폭탄'이라는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었다.
하지만 스물아홉 자화상을 보는 이현석은 `축구도 한때'라는 믿음으로 부단히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치게 됐다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한다.
`오늘도 출전'을 확신하는 그는 `시한 폭탄'을 넘어 `핵 폭탄'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