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클리닉] 짚신나물 뿌리 해독제로 쓰여
기사입력 1997년 04월 24일 15시 01분
이리의 기름덩이를 낭고라 한다. 예부터 이리의 형상을 닮은 식물은 정력제로 알려져 있었다.
이리의 송곳니처럼 생긴 싹과 뿌리를 가진 짚신나물은 나물로도 먹고 뿌리를 해독제로도 쓰는데, 전초를 먹으면 여름내내 배탈을 앓지 않는다고 하여 달여 먹었을 뿐아니라 정력을 강하게 하는데 쓰기도 했다.
극도로 강한 약효가 있어 이리가 먹으면 즉사한다는 뜻으로 낭독이라 불리는 오독도기열매의 통통한 흑갈색 뿌리를 각종 외과질환에 약으로 쓰는데 이것도 정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맹독성이 있으므로 오래 묵은 뿌리에 식초를 넣고 볶은 뒤 하루에 0.4∼0.6g 한도 안에서 써야 할 정도다.
이렇게 이리를 닮은 식물이 정력제로 쓰이듯 이리의 가죽, 고기, 힘줄, 갑상선, 지방덩이 등도 모두 정력제로 쓰인다.
가죽은 냉비라 하여 손발이 차고 마비된 데 쪄서 붙이며, 복부의 각종 종양에 끓여 먹거나 태워서 술로 먹으며 정력제로도 쓴다.
고기는 기력을 북돋아 주는 정력제며 힘줄 또한 정력제로 알려져 있다. 이리의 힘줄로 범행 용의자를 묶어 놓으면 범행 사실을 술술 불어댄다 해서 많은 이용사례가 남아있기도 하다.
갑상선은 위암 등으로 생긴 구토증에 약이 되는데,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강정제이기도 하다.
특히 지방덩이인 낭고는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었을 때 술에 타서 마시거나 노인성 천식에 마셨고 피부미용에도 애용됐으며 정력제로서도 호사가들이 일품으로 귀하게 여겼다.
고래의 침 역시 정력제라고 한다. 이를 용연향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고래의 침이 아니고 고래가 통째로 삼킨 오징어 수천 마리의 딱딱한 주둥이로 소화되지 못하고 소화불량을 일으켜 생긴 물질이다.
용연향은 송진 같은 물질로, 흔히 바다 위에서 보통 100∼200g씩 덩어리째 떠다닌다. 1912년에는 455㎏이나 되는 덩어리가 런던에서 10만 달러에 팔린 적도 있었다.
물에 떠 있던 용연향이 햇볕이나 공기에 드러나면 그 빛깔이 연해지면서 독특한 향기를 뿜게 되는데 사향 같은 향이 난다. 그래서 최음제로 쓰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