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규] '핑퐁 20년' 자존심 걸었다
기사입력 1997년 04월 23일 16시 23분
80년대 중반이후 줄곧 한국탁구의 대외적인 간판스타이자 `국내 1인자'로 군림해온 유남규가 24일부터 맨체스터에서 개막될 제44회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선수생활의 계속 여부를 타진한다.
유남규가 이번 대회를 `20년 탁구인생'의 분수령으로 삼고 있는 것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경우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30이 가까워오는 나이에 국제대회에 출전해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한창 성장해 올라오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대표팀을 물러나야 한다는 `자책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장한 심정을 갖고 있는 유남규는 이번 대회에 대비해 작년 겨울부터 태릉선수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다.
특히 지난달 7일（한국시간） 출국한 이후 독일 하이델베르크와 뒤셀도르프에서 실시된 전지훈련에서는 14명의 전체선수중 가장 먼저 일어나 정규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1시간에 가까운 개인훈련을 소화해 내는 진지함을 보였다.
유남규의 일차적인 목표는 후배 오상은（삼성생명）과 함께 출전할 복식에서의 우승.
이곳에 도착한 이후 세밀한 체력관리로 컨디션이 최고조에 있는데다 `지병（持病）'이나 다름없던 허리통증이 말끔히 사라져 유럽 스타일의 `힘의 탁구'를 구사하는 1m85의 장신 오상은과 함께 한국탁구사상 최초의 복식우승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라는게 그의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