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만 감독] 축구인생 (하)
기사입력 1997년 04월 22일 14시 44분
95년초 동아대로 자리를 옮긴 이차만 감독은 그해 가을 대학연맹전서 만년 중위팀이었던 동아대를 일약 결승까지 진출시켰다.
이어 이감독은 지난해 전국체전서도 팀을 3위에 입상시켜 동아대를 `축구명문'으로 부상시켰다.
그러던 차에 대우는 작년 12월 이차만 감독에게 친정으로 복귀해줄 것을 간청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팀으로의 복귀였지만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 95년 동아대 감독을 맡으면서 한 `3년내 우승 약속' 때문이었다.
아무리 프로팀감독으로 복귀라지만 한창 어려울때 믿고 팀을 맡겨준 동아대측과의 약속을 저버리기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감독은 지난 19일 97아디다스컵 우승이 확정됐을때도 "흔쾌히 프로팀으로의 이적에 동의해준 동아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4년반만에 돌아온 대우는 옛날의 대우가 아니었다.
세대교체에 실패해 주전 대부분이 노쇠했고 3년 동안 바닥권을 헤매던 선수들은 아직도 사상 처음으로 프로리그 3번 우승을 했을때의 우월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안종복 부단장과 협의끝에 과감하게 노장들을 퇴진시키는 일대 개혁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주전 대부분을 프로 2∼4년차로 물갈이 했다. 새로운 지도법을 도입하기 위해 일본프로 2부리그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장외룡씨를 코치를 맞아들였다.
`우승할때까지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도 사생활은 없다'는게 취임 일성이었다.
구단측과 협의해 해외 동계훈련도 2개월로 잡았다.
지난 겨울 호주와 중국에서의 훈련은 그야말로 지옥훈련이었다. 피로에 지친 선수들의 불만도 모른체 했다.
그럴수록 이감독은 `지금 땀을 흘리지 않으면 그라운드에선 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이감독은 우승후 수훈선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모두의 승리"란 말만 반복했다.
그의 장점은 `선수 모두가 감독에게 신임을 받고있다'고 생각케 하는 믿음이었고 그 믿음이 대우 우승의 밑거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