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나들이] 분당 `가을글방'
기사입력 1997년 04월 20일 21시 26분
19일 오후3시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자리한 어린이책 전문서점 「가을글방」. 「토요 어린이 문화마당」에 참가한 어린이 20여명이동화작가이며 서점주인인 이가을씨(56)가 들려주는 구수한 옛날이야기에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모았다. 동화집 「떠돌이 시인의 나라」 (국민서관) 「집보는 아이」(현암사) 「빛을 가진 아이들」(대원사) 등의 작가인이씨는 희끗희끗한 머리로 손자-손녀뻘인 어린이들에게 「이야기 할머니」로 통한다. 과거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던 옛날 이야기의 기억이 어린이 책전문서점을 통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들은 옛날 이야기는 평생 추억이 된다』는 이씨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은 아이는 자연히 책도 좋아하게 된다』고말했다. 이날 메뉴는 부지런한 나무꾼이 복을 받는다는 「나무꾼과 야득이」, 돌멩이 7개가 금돈으로 변한다는 「하얀돌멩이 일곱개」. 『누가 해볼까?』 라는 물음에 『저요』라며 번쩍 손을 든 김한샘군(10)은 놀이동산 청룡열차를 같이 탄 만득이와 귀신 이야기, 이어 최봉준군(8)은 각각 한가지 재주를 가진 다섯형제 이야기로 박수를 받았다. 다음은 동시 낭송시간. 이씨가 운율에 맞춰 들려준 동시는 시인 오규원의 「한그루 나무에서 들리는 소리」, 권정생의 「산딸기」 「소·3」.『새벽/한 그루 나무에서 들리는 소리/가지에 앉아 잠들었던/새가/가만히 감았던 눈을 뜨는 소리…』 이어 고유진양(12)과 박승준군(9), 그리고 주부 김세원씨(34·분당구 분당동 샛별마을)가 차례로 나와 동시를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와 엄마가 구별없이 함께 동시를 낭송하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정을 가득 담아 옛날이야기와 동시를 들려주니 아이들의 정서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같습니다.』(정인선씨·32·분당구 초림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이씨는 『아이들은 옛날 이야기와동시속에서 상상력과 정서를 키운다』며 『아이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엄마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0342(716)78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