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스테디셀러] 몽실언니
기사입력 1997년 04월 20일 21시 26분
「몽실언니」권정생 지음, 창작과비평사간, 5천원초등학교 3∼4학년. 한국 현대아동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빛나는 걸작이다. 이 작품이나오기까지 우리 어린이들은 먼 서구의 동화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채꿈과 환상을 쫑는 알록달록한 이야기를 읽어야 했다. 역사의 격랑에휩쓸린 한 어린이의 시련과 극복의 과정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삶에의 굳건한 용기를 불어넣는 내용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해방후 만주에서 돌아와 고향근처 살강마을에 자리를 잡으면서 몽실의 수난은 시작된다. 가난을 이기지못한 어머니의 개가, 새아버지의 구박으로 다리불구가 된 몽실이, 친아버지의 재혼, 새어머니의 죽음, 새어머니가 나은 난남이를 동냥젓으로 얻어먹여 키우지 않을 수없는 상황, 전쟁에서 병을 얻어 돌아온 아버지의 간병, 아버지의 죽음 등 몽실에게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당할 수 없는 수난이 탁류처럼 밀려온다. 그러나 몽실은 이처럼 극심한 고통속에서도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일이 없다. 아주 조그만 불행도 그 뒤에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몽실은 슬프고 고통스럽다. 그러나 결코 주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밀려오는 수난을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꿋꿋하게 맞서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이 동화는 해방후 극심한 이념갈등과 대립속에서 모진 수난을 겪어온 우리 겨레의 이야기이다. 우리 어머니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그래서 우리 겨레가 겪은 고통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는 것만으로도의미가 크다. 여기에 전쟁과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긴장감과 흥미로움을 유지하면서 읽게하는 작가의 능력도 한몫을 했다. 84년 발간이후 현재까지 40여만부가 팔린 경이로운 기록의 비밀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