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 타격폼 논쟁-방망이 부진 한방에 '싹-'
기사입력 1997년 04월 17일 14시 53분
"이젠 말이 필요없겠죠."
16일 부산 현대전서 120m짜리 2점홈런을 터뜨린 롯데 （27）은 경기가 끝난 한참 뒤에도 목소리에 흥분이 남아 있었다.
시즌 첫 홈런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타격폼을 둘러싼 논쟁을 종결지었다는 기분에서였다.
의 타격스탠스는 작년부터 팀안팎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원래의 오픈스탠스로는 약점이 많다는 지적이 일자 은 작년중반 스퀘어스탠스로 바꿨고 다시 시즌막판엔 종전대로 원위치하는 곡절을 겪었다.
그러자 롯데 코칭스태프는 작년 시즌이 끝난 뒤 그에게 딱 한마디만 던졌다.
"하고 싶은대로 하고, 치고 싶은대로 쳐봐."
이때부터 은 극단적인 오픈스탠스를 택했다.
개막전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을때는 불안한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2차전 4타수 2안타→3차전 2타수 1안타에 이어 4차전서 홈런 1개에 3타수 2안타 2타점을 터뜨리자 완전히 자신감을 찾은 표정이다.
4경기 타율은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더욱이 16일 홈런은 큰 힘을 들이지도 않았다.
안병원의 초구에 방망이를 가볍게 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타구는 왼쪽담장을 넘어갔다.
결혼한 지 5개월이 채 안된 의 아파트 거실은 독특하다.
보통 집은 TV나 장식장이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게 마련인데 의 집은 키 1m88인 그의 전신을 한꺼번에 비출 수 있는 대형 거울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은 예쁜 신부와 보내는 시간을 빼곤 이 거울앞에서 겨우내 타격폼과 씨름했단다.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친 뒤에도 거울앞에 섰을 은 크게 한번 웃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