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교류전] 무역전쟁 잊은 정겨운 수담
기사입력 1997년 04월 13일 14시 52분
`바둑 앞에선 무역전쟁도 없다'. 한국과 일본의 두 기업이 임직원간 아마추어 국제바둑교류전을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선과 일본의 히다치전선. 두 회사는 지난 5일 일본 일본기원에서 16명씩의 사내 바둑대표가 출전한 가운데 제2회 _히다치 바둑교류전을 펼쳤다. 한_일 기업간 바둑교류전은 _히다치가 처음으로, 두 회사는 27년째 합작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끝없는 세계 무역전쟁속에서 자칫 깨지기 쉬운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히 다지기 위해 마련한 것이 바로 바둑교류전. 전선의 바둑선수단장 한욱 상무(아마5단)는 "두 나라간 공통점이 많은 바둑교류전부터 시작했다"며,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기업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친선교류전이지만 대표선수들은 회사와 나라의 명예를 내걸었다. 결과는 전선의 2연패. 전선은 지난해 에서 처음 열린 제1회 대회에서 26승4무18패로 우승한데 이어, 이번 제2회 대회에서도 24승1무23패로 히다치전선을 이겼다. 와 히다치의 바둑교류전은 그러나 살벌한 프로바둑의 한_일전과는 달리 수담(手談)으로 국경을 허무는 우정의 한마당이었다. 양국 선수들은 머리를 끄덕이고 손으로 가리키며 수담을 나누었고, 뒷풀이 회식에서는 서로 이름까지 부르며 술을 권커니잣거니 할 정도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대표 선수들은 20대 신입사원부터 60대 임원까지 기력이 4급부터 아마5단까지 고루 출전했다. 전선은 본사와 안양, 구미공장 등 4개 사업장별 바둑동호회에서 각각 대표를 선발했다. 바둑급수는 한국이 일본보다 약 2점 정도 치수가 `짜다'. 이때문에 16명의 대표들은 기력 순서대로 대진표를 짠 뒤 상대를 바꿔가며 1인당 3국씩을 벌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바둑지도사범인 프로 백성호9단과 일본측 도자와9단이 참가해 직원들을 상대로 지도다면기를 펼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