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정] 원숙미 물씬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5시 00분
결혼을 하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은 오히려 그 반대 경우다.
`아직도 그대로'인 미모와 원숙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는 것이다.
2TV `폭풍속으로'에서 보여주는 모습만해도 그렇다.
결혼 이전 그녀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부잣집 딸, 착한 막내 동생과는 거리가 멀다.
꼬이고 꼬이는 기구한 인생 그 자체다.
은 `폭풍속으로'에서 약혼자 강 찬()을 삼청교육대로 떠나 보내고 눈물 속에서 몇 년을 기다린다.
하지만 찬이 죽었다는 소식이 날아오고. 결국 찬을 모함한 사람과 결혼을 하고 임신까지 하지만, 뒤늦게 찬이 살아 돌아오자 유산을 하고 만다.
"대본을 보면 걱정이 앞서요. 이런 장면은 어떻게 찍어야 하나하는 생각에 잠도 잘 안오고. 하지만 궁상맞은(웃음)역도 잘 소화해낸다는 말을 들으면 힘이 부쩍 나곤하죠."
가발을 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5∼6년의 세월의 흐름을 강조하기 위해 난생처음 가발을 마련했는데, 그 가발에 이만저만 정성을 들인 것이 아니다.
커트도 여러차례, 자연스런 색이 나오기 위해 코팅만 해도 2∼3번을 했다.
하지만 이쯤은 고생도 아니다.
얇은 블라우스 하나 입고 강바람에 밤새 떨던 일, 2∼3일을 수면시간 1∼2시간에 만족하며 카메라 앞에 섰던 일, 모두 다시 하라면 못할 일들이다.
"카메라 앞에서 소리를 막 지르다 스스로 놀라곤 해요. 나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하구요. 이렇게 나에게 숨겨져 있는 새로운 면을 끄집어내는게 연기의 참 맛인 것 같아요."
은 `폭풍속으로'가 끝나면 1∼2주간 휴식을 가진 뒤에 다시 1TV `초원의 빛'으로 시청자곁을 찾아온다.
그 특유의 착하고 예쁜 역을 맡아 화면을 밝게 물들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