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이렇게] 도로위 돌 튀어 상대유리 깼을때
기사입력 1997년 04월 08일 14시 56분
천호동에서 의류점을 경영하고 있는 성모씨(42)는 며칠전 영등포에 용무가 있어 승용차를 운전, 올림픽대로를 지나던 길이었다. 마침 통행 차량도 많지 않아 성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속도를 높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도로 위에 떨어져 있던 성냥갑만한 돌멩이가 성씨의 타이어에 밟혀 퉁겨나가더니 옆에서 달리고 있던 승용차 유리에 바로 맞는 게 아닌가. 다행히 옆차량의 운전자가 돌발 상황에도 적절하게 대처, 큰 사고는 면했으나 유리를 깨뜨렸으니 성씨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또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린 피해차량 운전자가 "피해를 입혔으니 책임져라"며 거칠게 항의하는 것이었다. 이럴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성씨는 막막했다. 성씨로서는 잘못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도 피해가 생겼으니 성씨가 책임을 지는 것도 당연한 일 같았다. 결국 성씨는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경찰서까지 가게 됐다. 사고 상황에 대해 자세히 듣고 난 조사경찰관의 말은 명쾌했다. 교통사고에서 형사적 책임은 운전자가 운전 중에 필요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 지게 되는 것이며 이번 같이 자동차전용도로상에 떨어져 있는 돌멩이까지 운전자가 주의해야 할 의무는 없어 성씨에게는 형사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깨진 유리에 대해 성씨가 배상해야 하는 민사적 책임이 있으니 보상해 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성씨는 깨진 유리에 대해 보상해 주고 사고를 일단락 짓기는 했지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는 생각에 기분이 개운치만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