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성근 감독 '병상의 작전지휘'
기사입력 1997년 04월 03일 15시 00분
`감독이 뭐길래.' 쌍방울 감독이 입원했다.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병명은 일단 `신경성 과로'로 밝혀졌다. 신경을 너무 쓴데다 과로까지 겹쳐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단이다. 지난 1일 삼성과의 시범경기가 시작되기전 고열과 복통이 찾아와 급히 의 강동성심병원에 후송된 김감독의 현 상태다. 휴식과 안정이 절대 필요한 입장이다. 하지만 감독자리가 말썽이다. 김감독은 2일과 3일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침대에 누워 다른 손으로 전화수화기를 들었다. "김광림이는 컨디션이 안좋으니까 특타를 시키고, 앞으로의 시범경기에서 투수로테이션은 지난번 스케줄대로 실행해라. 잘못하면 10일까지 입원을 해야 할 지 모르니까 그전까지 매일 전화로 보고를 하고. 아 그리고 투수코치 좀 바꿔줘." 전화상대는 감독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종도수석코치. 부상선수들의 속출과 전력보강이 없어 밤잠을 설치는 등 신경을 많이 쓰다 쓰러진 김감독이지만 병원에 와서도 걱정이 떠나지 않는 건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마음을 편히 먹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사의 말이 그냥 귓가를 스칠 뿐이다. 하루에 한번씩 전화를 해 그날 상황을 일일이 보고하는 이코치도 "안정이 필요한 건 알지만 감독의 성격이 그러니 말릴수도 없다"며 전화버튼을 누른다. 김감독은 감독이 천직인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