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장외] 헐렁이패션 장문석의 15kg에 얽힌 사연
기사입력 1997년 03월 28일 15시 53분
`이번엔 몸무게에 속았다?'
LG 장문석(24)은 비싼 새내기다.
계약금을 3억원(연봉 2천만원)이나 주고 모셔왔는데 이제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유니폼을 몽땅 다시 맞춰줘야 한단다.
입단 당시보다 무려 15㎏이나 쑥 빠져버린 몸매 탓.
작년 12월에 입단한 장문석은 발목 부상으로 재활조에 머물다가 지난달 오키나와 전훈캠프부터 1군에 합류했다.
철인 훈련으로 악명이 높던 LG의 겨울훈련 스케줄을 절반이나 훌쩍 뛰어넘었으니 코치진은 "5월이 넘어서야 제기량을 볼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정상훈련 한달반만에 장문석의 씽씽투는 시속 143㎞의 바람소리를 냈고 단숨에 제5선발 1순위 후보로 떠올랐다.
코치진은 공에 놀랐지만 프런트는 몸에 놀랐다.
100㎏를 웃돌던 넉넉한 아저씨 체형이 어느새 88㎏.
입단때 맞춘 유니폼은 모조리 `헐렁이 패션'이 됐고 장문석은 지난주 다시 4벌의 유니폼을 새로 맞췄다.
한발 늦게 시작했지만 한번 더 뛰고, 한번 더 던지고, 여기에 특유의 유연한 투구폼이 맞아 떨어져 빠르게 페이스를 올린 새내기가 코치진은 더없이 기특하다.
오랜만에 샤프한 분위기를 되찾은 `3억신인'은 익살도 슈퍼급.
"3㎏쯤 더 빼서 이참에 모델로 나서볼까요?"
공 만큼 미끈한 얼굴에도 자신있는 눈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