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경기전 애국가 부를 팬 찾습니다
기사입력 1997년 03월 21일 15시 14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KBL（한국농구연맹）이 프로농구 서울경기 국민의례에서 애국가를 무반주로 부를 농구팬을 애타게 찾고 있다. `팬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 스포츠로 성장하겠다'며 KBL이 내놓은 `회심의 카드'가 바로 농구팬의 애국가 참여. 그동안 다른 프로 스포츠가 녹음테이프로만 애국가를 울렸던 것과 달리 KBL은 이달부터 팬이 직접 애국가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뿐만아니라 문체부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받았던 농구팬의 애국가 참여는 그러나 홍보부족 탓인지 신청자가 없어 `용두사미'가 될 위기에 몰린 것. 지난 16일 서울경기서도 신청자가 없어 KBL은 현대의 치어리더를 동원, 국민의례를 메우는 재치를 발휘했지만 왠지 개운치 않았다. 지난 18일엔 동양 응원단장을 부랴부랴 대타로 내세운 KBL은 한때 직원들이 나설 작정까지 했을 정도. 프로농구 출범식에서 가수 이 애국가를 무반주 독창, 좋은 반응을 얻었던 KBL은 연예인을 활용할 계획도 세웠지만 출연료가 만만찮은데다 스케줄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포기했다. KBL이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카드도 없진 않다. 플레이오프 때는 마라도의 초등학교 학생이 저녁놀이 깃든 바닷가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인공위성을 통해 경기장에 생중계할 참이다. 또 독도의 경비경찰이나 휴전선에서 근무중인 국군이 점호시간에 부르는 힘찬 애국가를 비롯해 백두산 한라산 등 국토 곳곳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을 녹화, 경기장 멀티큐브를 통해 방영할 계획도 세워 놓았다. 물론 이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많지만 KBL은 코트에서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의례가 가장 바람직스럽다고 여긴다. KBL 홍보담당 김영진씨는 "코트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추억을 만들 가족이나 연인, 농구팬은 서울전화 3471_0057로 주저없이 연락 바란다"고 하소연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