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선] '허리우드 당구대' 신화 주인공
기사입력 1997년 03월 20일 15시 53분
당구계의 큰 별이 졌다. 거산산업의 홍영선씨가 최근 지병인 간암으로 작고했다. 향년 50세. 홍씨는 `코리언 허리우드' 당구대의 신화를 만든 장본인. 전국 당구장 어디에서나 보이는 `허리우드'는 수입 개방의 파고에 당당히 맞선 국산 당구용품의 대명사. 거산산업은 세계 최대의 당구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선점하는 등 해외 시장도 활발하게 개척해나갔다. 거산산업은 올해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당구대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홍씨는 당구대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국내외 당구대회에 재투자했다. 원로 당구인 양귀문씨(62)는 "허리우드배 전국당구선수권 등 대부분 대회는 허리우드가 뒤를 밀었다"며, "한국 당구의 자존심을 지켜온 큰 별이 먼저 떨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씨는 양귀문, 김명석(59), 박병문씨(58) 등과 함께 당구발전을 위해 목숨을 바치자고 결의했던 `당구 4형제'중 막내였다. 그는 또 외국인이 주물러온 카지노시장에서 `모래시계'의 신화를 일궜던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룰렛 등 유명한 카지노 장면을 도맡아 세팅해준 사람이 바로 그였다. 홍씨는 외국의 당구대를 몇달이고 직접 분해한뒤 `허리우드'제품을 만들어냈듯, 맨손으로 `코리언 카지노'란 브랜드를 일궈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