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사파리 혈투
기사입력 1997년 03월 14일 14시 43분
15일 정오, 사자와 호랑이가 혈투를 펼친다. 용인 에버랜드는 사파리 개장 2천만명 돌파 기념으로 사자와 호랑이의 피튀기는 대결을 마련한다. 사자와 호랑이는 92년 3월 21일 세계 최초로 에버랜드에서 합사한 뒤 처음에는 동물의 왕 타이틀을 놓고 하루에도 몇번씩 싸움을 했지만 싸우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 그 뒤로는 거의 싸우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왔다. 그러나 사파리측은 개장 2천만명 돌파가 예상되는 이날 `팬서비스'의 하나로 사자 3마리와 호랑이 2마리를 새로 풀어놓아 사자와 호랑이의 혈투를 유도할 예정이다. 돌풍의 핵은 호랑이 형제인 호구와 호식. 호구와 호식은 92년 첫 합사 때부터 사파리 가족이었으나 지난 1월 사자와 싸우다가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그동안 동물아파트에서 살며 컨디션을 조절해왔다. 사자와 호랑이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오랜만에 만나면 한바탕 싸움을 벌이는 특성이 있어 집단 난타전이 예상된다. 사육사 이용필씨（30）는 "13일 아침 호구와 호식을 시험삼아 사파리에 내놓았더니 사자와 호랑이를 가리지 않고 아무하고나 싸워 황급히 다시 아파트로 돌려보냈다"며 15일의 혈전을 예고했다. 호구와 호식은 병원에 입원하기 전부터 사파리에서 `사고뭉치'로 찍힌 호랑이 형제. 이들은 추운 날씨 등 동물들의 신경이 날카로울 때는 언제나 격리될 만큼 `폭력 전과'가 많다. 이들은 두달만에 사파리에 나간 13일 동료 호랑이 관악에게 중상을 입혀 병원에 입원시킨데 이어 사자들과도 닥치는 대로 싸우는 등 3평짜리 어두운 골방에 갇혀있던 한풀이를 한바탕했다. 15일 새로 투입되는 또다른 `신인'은 사순이, 리리, 삐삐 등 암사자 트리오. 암사자는 다른 사자나 호랑이와 싸움을 잘 하지는 않지만 기존 수사자들이 이들을 차지하기 위해 본능적인 한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파리에는 수사자 12마리에 암사자가 3마리 뿐으로 암사자가 절대적으로 모자라 짝짓기를 위한 혈투가 종종 벌어졌었다. 사육사 이씨는 "호랑이 2마리, 사자 3마리를 넣어 사파리 분위기를 띄운 뒤 다시 잠잠해지면 호랑이와 사자를 더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15일 오전으로 예상되는 사파리 2천만번째 입장객에게 에버랜드 1년 회원권과 달마시안 강아지 1마리를 선사하고 사육사용 패트롤카를 타고 사파리를 돌아보는 특전을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