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다시 보는 '에쿠우스'
기사입력 1997년 03월 14일 13시 27분
지난해 3월 우리나라 소극장 연극운동을 주도했던 김동훈씨의 별세로 표류하던 극단 실험극장이 `불후의 명작시리즈'로 새롭게 탄생한다. 실험극장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의 전용극장을 폐쇄하고 사무실을 대학로로 옮김과 동시 문화예술회관 두레극장을 대관, 19일부터 4월20일까지 `에쿠우스'를 공연하는 것. 고 김동훈 대표 1주기를 맞아 추모공연으로 마련된 `에쿠우스'(피터 셰퍼 작, 김아라 연출)는 `불후의 명작 시리즈' 1탄 무대. 2탄은 6월 공연예정인 `신의 아그네스'. `에쿠우스'는 라틴어로 `말'이라는 뜻. 지난 74년 운니동 전용극장 개관기념으로 막을 올려 4개월동안 1만5천여명의 관객을 동원, 실험극장 최장기 최다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작품. 또 전공연 좌석매진, 1천회 공연돌파라는 한국 연극 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으며 1대 앨런 강태기를 비롯, 최민식 조재현 류 상에 이르는 스타를 배출했다. 헤스터 판사가 정신과 의사인 마틴 다이사트를 찾아와 말 여섯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앨런 스트랑의 치료를 부탁한다. 앨런이 병원으로 오던 날 밤 다이사트는 자신이 제사장이 되어 아이들을 희생물로 제사를 치르는 악몽을 꾼다. 다이사트는 의혹을 갖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앨런의 분노와 두려움에 찬 반응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앨런의 악몽에 의혹을 느낀 다이사트는 가정방문을 통해 그의 배후에 광신도인 어머니와 무기력하지만 위엄을 갖춘 아버지가 있음을 확인한다. 앨런을 둘러싼 베일들이 하나 둘씩 벗겨지면서 다이사트는 아내와의 애정부재, 모순덩어리의 세계, 무기력하고 기계적인 자신의 현실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던 중 앨런이 말 여섯마리의 눈을 찌른 것은 마구간에서 질이라는 여자와 벌인 섹스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본능적인 욕구와 신성시하는 영혼사이에서 괴로워한 나머지 말의 눈을 찌르게 되었다는 것. 앨런을 치료하는 다이사트에는 과 조명남, 앨런에는 지춘성과 정유석이 더블 캐스팅되어 무대에 선다. 질역에는 영화 `영심이'를 통해 청순한 이미지로 사랑받고 있는 그리고 원근희 이양숙이 가세,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월－수－목 오후 7시30분. 금－토－일 오후 4시, 7시30분. (02)453－7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