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영병 별명 천태만상
기사입력 1997년 03월 10일 14시 50분
`농구 9단'（기아 허 재） `에어본'（동양 ） `플라잉 피터팬'（동양 ） `스마일 슈터'（대우 김 훈）…. 프로농구에서 뛰고 있는 `토종산' 한국스타들의 별명이다. 그렇다면 한국에 온 외국선수들은 과연 어떤 별명을 갖고 있을까? 백인인 나산의 에릭 이버츠 1명만 빼고는 8개 구단의 용병 15명이 모두 흑인이기 때문에 자주 경기장을 찾는 팬들조차 얼굴만 봐서는 누가 누군지 구별이 힘들다. 따라서 용병들의 얼굴과 특징을 익히기에는 별명을 아는 것 만큼 큰 도움이 되는 게 없다. 가장 많은 별명을 갖고 있는 선수는 역시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SBS의 제럴드 워커. 한국 프로농구 제1호 트리플더블러인 워커는 현란한 기량 만큼이나 많은 별명이 붙여져 있다. `공중을 걷는 남자（Air Walker）' `매직 워커' `머리 뒤에 눈이 달린 남자' `코트의 마술사' 등. 공중을 걷는 듯한 에어워킹슛, 노룩（No Look）백패스 등의 묘기로 인해 붙여진 찬사들이다. 하지만 워커는 개인플레이가 너무 지나치다고 해서 `지랄드 워커'라는 입에 올리기 거북한 별명도 함께 지니고 있다. 워커가 미국에서 불리던 별명은 `주마'. `금요일의 기도자'라는 뜻으로 워커가 회교신자인데서 붙여진 것이다. 용병들의 별명 중에는 독특한 이름을 본뜬 경우도 있다. 데이먼 존슨은 이름 머리글자가 `DJ'여서 미국에서 `미스터 DJ' 또는 `닥터 J'로 불렸다. 그리고 한국에 와서도 팬들과 팀내선수들 사이에서 `DJ'로 통한다. 나산의 에릭 탤리 역시 이름 머리글자만 따면 `ET'. 탤리는 이름뿐만아니라 얼굴도 영화 `ET'의 주인공을 닮아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ET'로 불린다. 이밖에 마이클 엘리어트（대우）는 질풍 같은 드리블로 인해 `토네이도（회오리 바람）', 네이트 터브스（대우）는 코트를 빙판처럼 미끄러지듯 질주한다 해서 `스케이트'라는 애칭이 붙었다. 또 덩크슛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아의 클리프 리드는 `날으는 덩크'이고, 나래의 골밑에서 리바운드 헬프디펜스 등 궂은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제이슨 윌리포드는 `마당쇠' `순돌이'라는 닉네임을 각각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