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액면 금액만큼 할인-특정서비스 제공
기사입력 1997년 03월 04일 15시 37분
"상품권을 무료로 드립니다." 무료 상품권이 등장, 젊은이들 사이에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액면금액만큼의 현찰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기존의 상품권과는 달리 무료로 받는 게 특징. 이들 상품권을 내면 계산을 할 때 해당금액만큼 할인해 주거나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해주는 것으로 호주머니가 얇은 젊은이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 L나이트클럽의 경우 8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며 여타 유명 나이트클럽도 5만∼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만들어 뿌리고 있다. 소주방인 서울 강남의 A주점 역시 레몬소주나 호프 1잔을 무료로 서비스하는 상품권을 내놓고 있으며 프라이데이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점, 미장원, 화장품업체 등에서도 무료서비스를 약속하는 상품권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신촌의 B당구장은 자신들이 무료로 발행한 상품권을 가져올 경우 30분간의 요금을 받지 않는 등 접객업소들을 중심으로 무료 상품권신드롬이 일고 있다. 이렇듯 무료상품권이 봇물을 이루는 건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유흥업소를 찾는 손님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 S나이트클럽의 웨이터인 김모씨（25）는 "요즘들어 20개의 테이블중 절반만이 찰 정도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무료 상품권을 배포하지 않았다면 아마 3∼4개의 테이블도 채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혜택을 주는 무료 상품권이 많아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는 무료상품권이 주로 뿌려지는 곳만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게 유행이 됐을 정도. 특히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이나 홍대앞, 신촌 등 이른바 `젊음의 거리'는 매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무료상품권을 나눠주는 사람들과 이를 구하려는 젊은이들도 성황을 이루기도 한다. 이진호군（20·K대 2년）은 "지금까지 모은 무료 상품권만도 100개가 넘는데 필요할 때마다 써 용돈을 절약한다"며 "친구들 사이에는 이들 상품권을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파는 게 유행"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