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부부는 돌아서면 원수
기사입력 1997년 03월 02일 17시 23분
`부부'라는 이름이 붙으면 둘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돼야 한다고 그런다. 그래서 부부는 영원히 함께하는 `동반자'니 `반려자'니 `반쪽'등의 말로 수식을 한다. 주례자들도 여러 사람 앞에서 약속을 받아내고 본인들도 큰 목소리로 맹세를 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서리가 내리나 강을 만나나 산을 만나나 죽도록 사랑하겠다'고. 그러나 극은 극으로 가기 쉽다고 했는가. 사랑은 어느 한 순간 미움으로 백팔십도 돌변을 하기 일쑤다. 부부는 각자 아군으로 협력을 하기 보다는 일순간 적이 되고 만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장미의 전쟁'이나 `마누라 죽이기'를 보지 않아도 우리 이웃에서, 내 자신에서 부부들에게 적대감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안다. 이런 얘기들은 주위에서 쉽게 듣는 소리 아닌가. 대화1: 남 "결혼을 하자구? 날 진정으로 사랑하는구먼！" 여 "안심하기 위해서죠. 늘 임신이나 될까봐 조바심하는 것 보다 나을 거 아녀요?" 대화2: A "당신 남편이 그렇게 머리가 좋으면 뭐든 알겠지요?" B: "어머！ 그런 가슴 덜컹 내려앉는 소리 마세요." 대화3: 여 "내가 산 비싼 옷이 올 봄에 유행을 했으면 좋겠다！" 남 "그저 유행이라면 올 봄에 이혼이나 유행했으면 좋겠다." 대화4: 남 "가스 배달꾼 있잖아? 그 친구한테서 담배 끊는 법을 배웠어." 여 "그 총각 안 끊었을 거예요. 어젯밤에도 냄새가…. 어머나！！" 대화5: 남 "당신 지금 행복해? 여자의 진정한 행복이 뭐라 생각해?" 여 "뻔한 거 아닌가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화려한 집과 물건들을 사 모으구요 좋아하는 남자와 사는 거죠." 남 "지금 행복하다는 거야 불행하다는 거야?" 여 "몰라서 물어요?" 대화6: A "당신은 아내를 실신시킨 적이 있었나?" B "나 참！ 마누라 보고 흥분하면 비정상이라는 말도 못 들어 봤어? 아참, 다른 아가씨를 실신시킨 적은 있었어." A "어떤 여자였어?" B "글쎄 내가 칼을 들고 그녀 집에 강도를 하러 들어갔을 때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