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방망이 조기히팅 '해태의 고민'
기사입력 1997년 02월 28일 16시 28분
"너무 잘 돌아간다." "아직 시즌이 한달 넘게 남았는데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문제다." 하와이 알로하구장에서 훈련중인 해태 김종모 두 타격코치는 연일 `기쁨반 한숨반'의 표정이다. 전체 타자들의 방망이 솜씨가 마치 한여름의 폭포수처럼 거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2차례의 홍백전을 통해 홈런 6개를 포함해 무려 팀타율 3할5푼9리를 기록했다. 예년 같으면 타격 포인트가 맞춰지지 않아 기껏 한경기에 안타 5∼6개를 쳐내는게 고작이었지만 올해는 2경기에서 46개의 안타가 터져나왔다. 지난 95년 2할4푼1리（팀타율 7위）에 이어 작년에도 2할4푼5리（ 공동 5위）밖에 안되는 저타율로 골치를 앓았던 해태. 이번 홍백전 결과는 분명히 입이 벌어져라 좋아할 일이지만 새로운 고민거리 임에도 틀림없다. 오버페이스가 우려될 만큼 최상의 타격컨디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 해태는 올해 전지훈련에서 타격에 대한 비중을 전체 훈련의 80％ 가까이 두는 등 타력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와 신인보강 등으로 만들어진 각 포지션마다의 치열한 경쟁체제가 선수들의 분발을 독려하고 있다는 자체분석도 있다. 지금같은 상태로 나간다면 해태의 올해 타력은 시즌 초반부터 폭풍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통'을 생각하면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해태는 시즌 초반에는 부진하다가도 중반부터 방망이에 발동이 걸려 1위자리를 탈환, 시즌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이 상태로 잘 버텨줘야 할텐데."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타구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은근히 오버페이스를 걱정하는 감독의 표정이 야릇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