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홍콩서도 '전화걸기' 취미 도져
기사입력 1997년 02월 25일 15시 00분
축구 국가대표팀의 왼쪽날개 （29．대우）의 취미는 `전화걸기'. 그의 취미생활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 16일 에 도착한 이후 는 요금이 국내보다 몇곱절이나 비싼 국제전화임에도 하루 3차례씩 각 10분간 부산의 집으로 전화를 하는 것으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해외에서는 언제든지 컬렉트콜（수신자 부담）을 이용한다. 다음달 전화요금 고지서에는 평소보다 `0'이 한개쯤 더 붙어있을 것은 불문가지다.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느라 아랍에미리트（UAE）에 20일간 머물면서 컬렉트콜로 `취미생활'을 즐긴 결과 그는 지난달 전화요금으로 80만원을 내기도 했다. 그가 집으로 전화를 걸 경우 통화하는 상대는 단 두명. 아내 오경아씨（28）와 아들 윤수（4）가 그들이다. 그저 안부를 확인하고 시시콜콜한 일상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뿐이다. 전화할 때마다 아내가 그에게 빠트리지 않는 말도 있다. "제발 다치지 않도록 몸 조심하세요." 그의 네살바기 아들은 "축구 좀 그만하고 빨리 집에 오라"는 말이 단골메뉴다. 학창시절 전화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그가 전화통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1월의 국가대표 독일 전지훈련때 부터. 당시 결혼 1개월만에 신부와 생이별을 하고 전지훈련에 나섰던 는 신부에 대한 그리움으로 틈만 나면 전화통으로 달려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이다. 그후로 집을 떠나 합숙훈련을 할 때면 전화를 자주하게 되었고 이제는 전화하는 것이 취미가 돼버렸다. 그가 아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어쩌다 `취미생활'을 소홀히 하면 아내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는다. "당신, 나에 대한 애정이 식은 게 아니냐"고. 때문에 앞으로 취미생활을 중단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게 의 고민아닌 고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