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위즈먼씨] 나래의 제갈공명
기사입력 1997년 02월 24일 13시 40분
`2+1＝5.' 다른 두요소를 합쳤을 때 수학적인 합계보다 큰 결실을 맺는 것을 두고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라고 한다. 요즘 프로농구계에서 이런 `시너지 효과'로 재미를 보는 팀이 있다면 원주 나래 블루버드. 칼레이 해리스와 제이슨 윌리포드 등 용병들이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나래 돌풍'의 한 요인이지만 나래가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가진 호주전지훈련에서 기술고문으로 초빙한 톰 위즈먼씨（48）도 `플러스 알파'로 톡톡히 한몫 거들고 있다. 위즈먼씨의 현직은 호주프로농구 뉴캐슬 팰콘스의 선수관리 담당 코치.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기술고문－감독 등을 거친 베테랑으로 70년대엔 영국 크리스토 팔레스팀과 미국 뉴멕시코대학의 사령탑을 거치면서 소속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던 명장（名將）이다. 지난 2월 호주전지훈련 중 뉴캐슬 팰콘스와 가진 연습경기서 나래측이 위즈먼씨에게 기술고문직을 요청했고 그 역시 쾌히 승낙, 한국땅을 밟게 됐다. 농구 지도자들 대부분이 그렇듯 그도 다혈질이라 경기중엔 벤치에 얌전히 앉아있질 못한다. 최명룡 감독과 함께 고함을 질러가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하프타임에는 화이트보드를 새까맣게 칠해가며 세부적인 전술을 설명한다. "나래선수들은 진정으로 농구를 사랑합니다. 또 해보려는 의욕으로 차있는 그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나래의 밝은 미래를 읽는 듯 합니다." 당초 약체로 평가받던 나래가 프로농구 개막후 선두자리를 고수하던 기아를 밀쳐내고 1위로 부상하자 돌아오는 찬사를 위즈먼씨는 단호히 거부한다. `나래 돌풍'의 진원에 대해 위즈먼씨는 "주장 강병수와 주포 정인교를 주축으로 용병과 국내선수들이 똘똘 뭉쳐있는데다 인화력이 뛰어난 감독 코치가 매순간마다 유효적절한 전술을 구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오는 4월까지 나래와 함께 동고동락할 위즈먼씨는 "79년부터 시작된 호주프로농구는 （） 만큼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한국농구도 아직 부족한 점이 없진 않지만 조만간 세계적인 리그로 인정받을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