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희] 우승컵안고 웨딩마치
기사입력 1997년 02월 23일 15시 35분
"약혼자에게 결혼선물로 슈퍼리그 7연패（連覇） 우승컵을 선물하겠어요."
`배구코트의 철녀' 정유 장윤희（張潤喜．28）에게 겹경사가 일어날수 있을까.
정유가 22일 97배구 슈퍼리그 여자부 준결승서 현대를 3대0으로 완파, 2연승으로 결승진출을 확정지음으로써 7연속 우승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정유가 정상에 오를 경우 `왕언니' 장윤희로선 한달사이에 인생 최고의 경사를 두차례나 맞게된다.
그녀는 오는 4월5일 수원에서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이경환씨（29． 근무）와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
큼지막한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거머쥐려는 이 욕심많은 `신부' 앞에 여자배구계는 모두 숨을 죽이고 있다.
그녀는 여자배구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3개월여의 대장정에도 끄덕없는 무쇠체력을 자랑한다.
22일 현대전에선 12득점 11득권 2블로킹으로 양팀 선수들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물론 경기내용도 알차다.
모두 35개의 스파이크를 때려 23개를 적중시켜 정확률 65.71％를 기록했다. 이 역시 양팀 가운데 최고.
수비도 그녀의 차지였다. 총 22개의 서브를 받아내 팀 서브리시브의 45％를 마크했다.
웨이트로 단련된 남자선수들도 3개월여의 대장정인 슈퍼리그 막바지가 되면 허덕거리게 마련. 하지만 장윤희는 오히려 막판에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비남편인 이경환씨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
사이클 대표선수 출신답게 그는 "하체가 튼튼해야 온몸이 산다"며 `잠깐 데이트' 중에도 사이클을 함께 타는 등 `외조'를 아끼지 않았다.
장윤희가 "결혼선물로 슈퍼리그 우승컵을 바치겠다"고 장담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극진한 외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