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원] 허리 내가 맡는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20일 14시 54분
`중원은 내게 맡겨라.'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헤집는 탁월한 체력과 투지 넘친 플레이가 트레이드마크인 `들소' 서효원（30．포항）이 스틸러스군단의 허리를 책임진다. 지난해 고육지책으로 스위퍼 （28）를 미드필드로 올리는 등 게임메이커 부재로 전술 운용에 애를 먹었던 박성화 감독은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통해 서효원에게 게임메이커를 소화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서효원은 그동안 연습경기를 통해 `중원지기'의 가능성을 타진받았는데 현재까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현란한 개인기보다는 체력이나 투지가 좋아 넓은 중원땅을 책임지기엔 적합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만일 포항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게임메이커 용병 수혈이 성공한다해도 서효원은 더블 게임메이커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중동고 를 거쳐 지난 90년부터 4년간 실업（기업은행）팀에서 활약한 서효원은 자질이 아까워 뒤늦게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케이스. 성실한 플레이와 파이팅이 뛰어나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까지 총 91게임에 출전, 중간교체 투입은 고작 16번일 정도. 지난해도 33게임에 출전, 교체는 단 2차례 뿐이었다. 이제 서효원은 포항의 빼놓을 수 없는 일꾼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셈이다. 연봉이 수직 상승궤적을 그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프로 입문 4년만에 벌써 6천만원의 고액연봉자가 됐다. 국가대표에도 여러 번 뽑혔지만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지난해 12월 소속팀의 초대 FA（축구협회）컵 우승을 이끌었지만 정규리그 정상 일보직전에서 패퇴한 것도 그에겐 못내 한스러운 기억이다. 어느덧 팀내 고참 서열 2위. 늦게 출발한 것이 아쉽지만 노장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이를 악물고 뛴다는 서효원이다. "팀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자리도 소화할 자세가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