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3관왕 무럭무럭
기사입력 1997년 02월 16일 14시 49분
`둘 더하기 하나.' 현대 `괴물' （24）이 올해 대관식에서 쓸 왕관의 숫자다. 지난해 차지한 홈런, 타점 타이틀을 2연패하는 것은 물론 또 하나의 왕관을 찾아 나섰다. 이 정복을 꿈꾸는 영토는 최다안타. 지난해 일찌감치 홈런과 타점 타이틀을 확정짓고 막판 추격에 불을 당겼지만 9개 차이로 5위（142개）에 그친 게 못내 아쉬웠다. 명실상부한 타격 3관왕은 아니지만 3할타율이나 타격왕보다 최다안타를 먼저 욕심내는 이유는 물불 안가리고 많이 때리는 것이 자신의 성격에 꼭 들어맞기 때문. 보름째를 맞은 전지훈련도 더할 나위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아직 최고조로 타격페이스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손끝에 전해오는 방망이 감촉이 을 들뜨게 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변화구와 몸쪽공 공략을 위해 지난해 타격위치에서 5㎝정도 홈플레이트에서 뒤로 물러섰고 잔뜩 웅크렸던 상반신도 보일 듯 말 듯하게 세웠다. 새로운 타격폼을 완전히 익히고 난 뒤 3월 초에 현지에서 갖는 미국프로야구팀과 연습경기에 맞춰 배팅파워를 선보일 작정이다. 수비에서도 3루 전업설로 은근히 상했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입술을 깨물고 있다 . 감독은 "수비 변동은 없다. 재홍이는 붙박이 3번에 주전 중견수"라며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플로리다의 잉크블루빛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얀 공처럼 의 꿈도 마냥 솟구쳐 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