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뜻맞는 친구끼리 '계들기 '바람
기사입력 1997년 02월 12일 14시 50분
여대생 눈높이에 맞는 `계'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 주부들의 전유물이었던 `계'가 최근 들어 여대생들의 생활 속으로 침투해 또 하나의 `계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여대생들의 계는 주부들의 계와 달리 목돈을 모으는 것과 함께 그 목돈의 용도까지 통일해 공감대를 높이는 게 특징. 보통 4∼6명이 `메이크업계' `운전면허 시험계' `새벽시장 쇼핑계' `다이어트계' 등을 조직해 제비뽑기, 나이 순 등으로 타간다. `메이크업계'는 방학을 틈타 차밍 스쿨에 다니는 여대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계. 한달간 수강료와 색조화장품 등을 사는데 4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 용돈만으로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20만원하던 운전학원비가 4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올 겨울 들어 `운전면허 시험계'를 조직한 여대생들도 있다. 학원 등록은 정해진 순서대로 하지만 시험이 한번에 붙기가 워낙 어려운만큼 한번에 합격하는 사람에게는 곗돈도 적게 받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예가 많다. `새벽시장계'도 인기 아이템 가운데 하나. 재래시장의 경우 카드 사용이 불가능해 목돈을 마련해 계절마다 한차례씩 나가 쇼핑을 하는 것이 실속 있기 때문이라고. 여자 혼자 새벽 시장을 나가는 것보다 안전한데다 여러 명이 어울리면 값을 더 깎을 수도 있어 여러모로 이익이라고.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은 `다이어트계'. 뜻이 맞는 비만 여성이 계를 조직해 학기중에 곗돈을 부어 목돈을 만든 뒤 방학을 맞아 한꺼번에 단식원 등에 등록하는 것이다. `여행계'를 만들어 방학 때 여행을 함께 가는 여대생도 많다. 송기욱양(19． 1년)은 "용돈만으로 고액의 물품을 구입하거나 고액의 수강료를 충당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 친구들과 어울려 이러저러한 계모임을 만들었다"며 "계를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다 보면 우정도 돈독해져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