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록에 음악인생을 건다.
기사입력 1997년 02월 06일 15시 35분
지난달 말 신촌 라이브 극장 벗에서는 신촌동네음악회가 펼쳐졌다. 떠오르는 실력파 새내기들의 열정이 발산된 이 자리엔 많진 않지만 이들을 아끼는 팬들이 모여 앞날을 기원했다. 여기에 저음의 허스키보이스로 모던록을 구사하는 여성 로커 임현정(23)이 있었다. 평범한 외모에 수줍은 성격이지만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는 힘이 넘쳤다. 당당했다. 깔깔한 음색에 호소력 짙은 창법의 임현정은 지난해 12월 데뷔앨범 `양철북'을 발표한 신예. 수록된 아홉곡을 스스로 작사 작곡 편곡해 얼터너티브적 분위기의 모던록을 소박하게 표현하고 있다. 현실에 상처받은 나를 성장을 거부하는 소설 속 주인공 오스카에 투영시켜 만든 타이틀곡 `양철북'은 반응이 엇갈리는 노래다. 전주 간주 후주의 구분이 따로 없는 진행에 거친 기타연주와 보컬이 독특한 이 곡은 `신선하다'부터 `뭐 이러냐, 이상하다'는 여러 얘기를 끌어내고 있다. `내버려둬'에서 시작해 `나 이젠' `나는 여기에'를 거쳐 `지나간 것들'에 이르는 임현정의 노래는 오랜 친구들인 채경훈 신윤철의 기타와 민재현의 베이스연주 속에서 편안하고 수수하게 진행됐다. 서울예전에서 실용음악을 전공. `도움이 안되는 노래만 부른다'며 교수들로부터 걱정과 야단을 많이 들었다. 유행하는 곡들은 음역이 안맞아 스스로 `음치'라고 여겼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노래를 시작한 만큼 지금 하는 일이 퍽 소중하다. 의 이적이 반포고 동창. 뜻맞는 동네친구들과 조직했던 알로에 밴드에서 동고동락한 친구사이다. 임현정은 "대중적이진 않지만 첫 앨범에서 혼자 해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며 매달 클럽이나 라이브하우스에서 공연을 가질 계획을 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