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강] 아련한 향수 '새록새록'
기사입력 1997년 02월 05일 17시 04분
"수 목 밤 9시 50분을 주목하라."
그동안 TV의 소외계층이던 중장년층이 안방극장의 주요 관객으로서 브라운관앞에 모여앉는 모습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SBS TV `형제의 강'이 방영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방영초기 아역들의 깜찍연기에는 그저 그렇게 지나쳤던 중장년층들도 요즘 드라마의 극적인 전개과정에 마치 혼을 빼앗긴듯 열중하거나 눈물마저 흘리는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형제의 강'（극본 이희우, 연출 장형일）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현재 중장년층을 이루는 40∼50대는 보릿고개시절인 60년대 드라마속의 인물과 배경을 통해 과거의 빛바랜 사진을 바라보는 듯한 아련한 향수를 간접적으로 맛볼 기회를 가진다.
또 경기침체와 뒤숭숭한 정치사회적 이슈 때문에 현실을 피하고자하는 도피심리도 가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요인을 반영하듯 드라마는 방영초기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쾌속항진중이다. MSK 시청률조사 평균 30％ 내외.
드라마 최대의 돌발변수인 세력가의 딸（）의 등장으로 드라마는 첨예한 갈등구조로 진행된다. 큰아들 준수（）의 수직상승적인 출세과정에서 나머지 가족（, , , ）의 희생과
인고가 강요되는 구도여서 긴장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는 것.
여기에 , , 남포동, 백윤식 등 조연급 연기자들의 양념 역할은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한껏 살리는 중요요소로 작용한다.
작가 이희우씨는 "가난으로 찌든 지난 60,70년대의 배경 아래서 가족의 이합집산을 통한 인간의 참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덧붙여 지금까지 갈등구조가 극적인 재미를 배가해주는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가족과 고향이라는 원초적 뿌리를 중심으로한 귀향과 참회가 주요소재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