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몸값은 뛰고 실력은 기고
기사입력 1997년 02월 03일 15시 26분
허 재（기아）－1억2천만원, （기아）－1억1천9백만원, （동양） 우지원（대우） （SBS）－1억1천만원, （기아）－1억5백만뭔, 이민형（나산）－1억원.
한국프로농구 1억대 연봉 고액소득자들의 명단이다.
이들은 아마시절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구단과의 치열한 연봉 투쟁을 통해 프로농구 원년에 일약 억대 연봉스타로 등록, 프로축구 선수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진짜 실력'은 몸값에 어울리는 것일까.
대답은 명쾌하게 `No'이다.
2일 현대와의 경기서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허 재는 11득점, 는 14득점, 은 무득점에 그쳤다.
1일 SBS, 2일 나산과 2게임을 가진 대우 제우스 우지원은 각각 19득점, 9득점을 잡아내는데 그쳐 주포 역할을 기대했던 팬들을 실망시켰다.
나래전서 34득점을 잡아낸 동양 오리온스 과 대우전서 23득점과 나산전서 26득점을 올린 , 대우전서 25득점을 기록한 나산 이민형 등이 체면치레를 했지만 프로농구가 10분 4쿼터제를 채택, 득점이 훨씬 많아졌고 자신들이 아마시절 엄청난 고득점을 펑펑 터뜨리던 것에 비하면
맛없다.
이들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바로 용병 때문.
8개 구단 16명의 용병들은 1일과 2일 벌어진 5게임서 모두 355득점을 터뜨렸다.
1인당 35.5점으로 매 게임당 한팀의 용병이 70득점을 독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용병은 올시즌에 불과 5만달러（약 4천만원）를 받고 태평양을 건너 온 선수들.
이들은 6개월 단기계약을 했기 때문에 1년 단위로 계약한 국내선수들과 비교가 어렵지만 소위 국내 톱스타들에 비해 엄청난 `헐값'임에는 틀림없다.
국내선수들의 `거품 몸값'이 실전에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내선수들의 몸값이 폭락할 전망이다.
특히 올시즌 계약에서 `돈독오른' 선수와 부모들의 등쌀에 시달리다 `백기'를 들고 만 각 구단들은 내심 쾌재를 부르며 벌써부터 연봉 삭감을 벼르고 있는 상황.
한국프로농구 선수의 연봉은 10％이상 인하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현재 10억원으로 돼있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이 매년 인상되고 또 물가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동결'만으로도 충분한 삭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오는 6월1일부터 새로 있게 될 97∼98시즌 연봉 계약에서는 그동안 `오빠부대'의 `거품 인기'를 등에 업고 착각속에 빠져있던 국내 스타들의 코가 석자는 빠질 전망이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 뿐만아니라 , 등 예비스타들도 당초 기대치보단 `헐값'으로 프로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