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캠페인 걸
기사입력 1997년 02월 03일 15시 22분
신주쿠 알파스튜디오 앞은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다. 이곳엔 백화점가, 전자상가, 은행, 패션숍들이 엄청 들어서 있다. 나는 어느날 그곳에서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애들 여섯명이 우아한 폼으로 줄을 서서 걸어오는 것이었다. 와, 저 삼삼한 애들이 왜 저렇게 떼로 걸어다니는거냐? 나는 공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 여섯명의 미녀들을 보고 얼이 약간씩 빠진 눈치였다. 여자애들은 어느덧 내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약속이나 한듯 뒤를 한번 쓱 돌아보며 살짝 웃음을 짓는 거다. 나는 `아차！'하고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 이규형이 여자애들의 모습에 얼이 빠져있다가 그것을 들키게 되어 무색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여자애들이 입은 원피스 등 뒤에 가로로 크게 미국 담배의 로고같은 것이 인쇄돼있는 것이었다. 걸어다니는 인간 광고판！
여자애들을 따르는 남자도 한명 있었다. 보호자인지 매니저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희롱을 하는 놈이 있으면 그걸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친구인듯 싶었다. 여자애들은 아르바이트 하는 애들이었다. 알고보니 일본에선 그런 여자애들을 캠페인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바로 저거야！ 인구밀집 지역에 저런 인간 광고판을 걸어다니게 하는 거다. 얼마나 인상적인 광고수법인가. 차를 한대 몰고 돌아다니면 하루 수십만명에게 광고판을 보여주는 건 일도 아니다. 즉석 라이브 광고인 셈이다. 내 자랑같지만 이규형도 옛날에 `어른들은 몰라요'를 제작할 때 영화광고용 티셔츠를 만들어 거리를 휘젓고 다닌 적이 있다. 요즘은 그런 식의 영화광고를 자주 하는 것을 본다. 근데 이제는 단순히 티셔츠를 만들어 입는, 그런 방법은 효과가 없다. 적어도 쭉쭉 빠진 8등신 미인들이 떼로 몰려다니면서 광고를 해야 행인들의 눈을 끌 수 있는 거다. 친구들을 규합해 이런 아르바이트를 해보시라. 반드시 행인들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인을 동원하면 일단 눈을 끈다. 다른 아이디어를 동원해도 좋다. 그리고 기업체 광고선전 부서를 찾아보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