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할머니팬에게 혼난 김정민
기사입력 1997년 01월 29일 16시 41분
의 콘서트가 열리고 있는 어린이 회관. 분장실로 할머니가 들어선다.
"가까이서 보니까 역시 멋있게 생겼구만. 난 의 팬이유. 자, 악수."
할머니의 방문을 받은 .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희색이 만면.
"얘는 42살 먹은 내 며느리, 요건 18살짜리 손녀, 나는 올해 72살."
대중 가요는 이름처럼 걸맞게 듣는 층이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 그렇기에 가수는 일정 대상을 두고 노래를 부르는 법. 도 예외는 아니어서 젊은 사람들을 겨냥한다. 그렇게 70이 넘은 할머니가
자신의 노래를 좋아 하는 팬이고, 한가족 3대가 자신의 팬이라는데 마냥 기쁠 수 밖에. 가수 생활 중에서 가장 큰 보람을 얻은 셈이다.
"고맙습니다. 오늘 같이 좋은 날은 할머님을 위해서 노래를 해야겠는데요? 할머님이 좋아하시는 노래가 어느 거죠?"
"`붐붐붐' 난 그게 제일 좋은데."
할머니가 당신이 좋아하는 노래 곡목을 전해주자 며느리가 슬그머니 자신도 좋아하는 고목을 일러준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애인'이에요."
그 사이에 으로부터 사인을 이미 받아 놓은 손녀가 중간에 끼어 든다.
"저는 `슬픈 언약식'요. 불러 주실 거죠?"
3대가 주문한 신청곡을 모두 숙지하고 무대에 오른 . 박수와 환호를 한몸에 받고 콘서트를 서서히 마무리 짓는다.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 평생토록 여러분의 곁에 있을 것입니다."
이 마지막 인사를 하는 사이에 큰 소리 하나가 무대로 튀어 오른다.
"자네, 왜 내 신청곡을 빼나！ 며느리, 손녀 신청곡은 다 했는데 왜 `붐붐붐'은 빼느냐구！ 왜, 늙은이가 신청을 해서 마음에 안든 거야? 어여 불러！"
그때서야 할머니의 신청곡을 기억한 , 조아리고 사과를 한다.
"할머님, 정말 죄송합니다. 뭐라 꾸짖으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제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의미로 앞으로 열리는 제 콘서트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할머님을 생각하면서 `붐붐붐'을 부르겠습니다.
할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자, 그럼 할머님을 위해 드리는 노래！ 앙코르 송입니다. 붐붐붐！"
환호성이 울렸음은 물론, 그 후 의 콘서트에서는 항상 `붐붐붐'이 자리를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