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타일기] 김소연 (8)
기사입력 1997년 01월 25일 15시 15분
청담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연기학원에 보내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지만,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일가친척을 통틀어 방송은 커녕 미술, 음악 등 소위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는 우리 집안에 나의 선언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왕고집' 을 누가 막으랴！ 온갖 방법을 다 동원, 끝내 허락을 받아냈다. 그때 내가 내건 조건은 `연기학원만 다니게 해준다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잘 하고, 언니들 하고도 안 싸우겠다' 등등이었다. 이렇게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걸고 연기학원 MTM에 등록을 했는데, 누구나 그렇듯이 시작은 힘들었다. 세상의 예쁜 사람은 다 모인듯한 학원에서 내 모습이 초라해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시작한 연기를 쉽게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에 오기로 열심히 학원을 다녔다. 그러던 중 미스빙그레 선발대회에 학원의 추천을 받아 나가게 됐다. 그리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상을 받게 됐고, 빙그레 제과 전속모델이 됐다. 이후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처럼 난 탄탄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 행운이 SBS TV `공룡선생'에 전격 캐스팅된 것. `공룡선생'은 당시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드라마였는데 슈퍼탤런트인 오빠의 상대 배역으로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었다. 보통 다른 연기자들이 1∼2년간의 단역 생활을 거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일이 잘 풀린 셈이다.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 가장 인기가 좋았던 주말연속극 `딸부잣집'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캐스팅 통보를 받기 전까지 나도 주말마다 `딸부잣집'을 즐겨보고 있었는데, 내가 출연을 하게 됐다니 어찌 기쁘지 않았겠는가. 선생님, 김세윤 선생님 그리고 언니, 전혜진 언니 등 쟁쟁한 출연진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서게 됐을때의 떨림이란. ◇ `미스 빙그레 선발대회'에서 2위 입상을 한 후.(왼쪽 끝에 서있는 사람이 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