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철씨] 뗏목타는 문학 박사
기사입력 1997년 01월 11일 13시 59분
뗏목에 몸을 싣고 수천㎞를 흘러가고 있는 사나이. 47년 에서 타히티섬까지 100여일간 뗏목으로 항해를 해 세계를 놀라게 한 노르웨이의 솔 헤이어달의 뒤를 이으려는 탐험가 윤명철(42). 그가 올 5월 중국 영포에서 흑산도를 거쳐 인천으로 오는 목탐험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까지 그가 뗏목으로 탐험한 거리는 수천㎞에 달한다. 이미 국내에선 남한강 북한강을 비롯한 5대강 뗏목탐험을 수차례 끝냈고, 지난해 7월엔 중국 절강성 영파에서 선사시대 바닷길을 따라 동아 지중해호를 타고 서해를 건너오기도 했다. 그의 탐험을 오로지 레저로만 진단하기는 어렵다. 탐사가 곁들여진 그런 학술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을 뿐더러 그에겐 뗏목탐험이 삶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문학박사이기도 한 그가 각종 역사탐험등의 강사로 나가 선인들의 역사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 86년 발족한 탐험문화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그는 성균관대에 출강하면서 한국사를 강의하고 있다. 그가 탐험에 매달리게 된 것은 대학교때 동굴탐사를 처음하면서. 이때 `홀딱' 동굴의 매력에 빠져버린 그는 전국의 동굴들을 찾아다니며 탐험을 시작했다. 뗏목탐험의 매력에 대해 그는 "대상인 바다, 수단인 뗏목, 행위자인 인간이 하나가 되어 섭리대로 떠내려가는 것"이라며 "자연에 자신을 맡기고 마음을 비워보라"고 권한다. 물론 뗏목탐험은 목숨을 걸고 하는 행위다. 그래서 아무나 쉽게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그는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겼다. 지난 82년 대한해협 횡단이 그 대표적 예. 항해중 태풍을 맞아 연막탄을 터트려 겨우 지나가던 유조선에 발견돼 생명을 건졌다. "뗏목을 타다보면 위선과 거짓이 없어질 수 밖에 없죠, 생명을 담보하고 타는 것이기 때문에 진실해 질 수밖에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