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패닉] '사회 밑바닥 노래했어요'
기사입력 1996년 10월 06일 15시 05분
**4개월 칩거끝에 2집 '밑' 선보여 지난 상반기 두드러졌던 신인뮤지션을 들라 하면 단연 (Panic)이 첫손에 꼽힌다. `달팽이' `왼손잡이' `아무도' 등 일련의 노래에서 실험성과 파격으로 신선함을 안겨주었던 이들이었다. 한장의 데뷔앨범으로 정상에 성큼 올라섰던 이니만큼 4개월간의 칩거 후 선보인 2집에 쏠리는 시선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적(22) 김진표(19) 두사람이 들고 나온 앨범의 타이틀은 `밑(SUB)'. 뭔가를 기대하던 사람들은 가히 눈을 번쩍 빛낼 만한 제목이다.
거기에 `' `혀'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냄새' `벌레'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수록곡들도 그 제목에서부터 범상치 않음을 풍긴다.
"세상의 감춰진 부분, 사회적으로 가려진 곳, 밑바닥의 얘기를 다뤄보고 싶었다"는 이적의 설명대로 다양한 하위문화에 대해 노래하고자 한 흔적이 엿보인다.
록과 힙합의 혼합을 기본으로 하는 독특한 장르파괴에는 변함이 없다. 1집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위주로 작업했다면 이번엔 세션맨들과 함께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최대한 살렸다는 데 차별화를 둘 수 있다.
타이틀곡 `'는 올갠, 일렉트릭기타, 드럼 등의 악기를 사용해 우주적인 효과음과 복고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지구에서 힘들게 죽어간 사람들이 어느날 지구를 바꾸러 돌아온다는 내용으로 심판의 날에 대한 새로운 은유를 보여주고 있다.
`혀'는 `말'에 관한 노래다. 세치혀의 공격성에 대해 얘기하며 언론에 대한 비판을 은근히 깔고 있다. 또한 해체한 삐삐밴드와의 즉흥연주가 돋보이는 `불면증'도 독특하다. 엔딩을 정하지 않고 라이브녹음을 시도해 12분여에 달하는 대곡(?)이 됐다.
1집에서부터 음악적 작업을 맡아 했던 이적 외에 김진표도 두곡(`벌레' `마마')을 작사작곡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지난 5일 TV `인기가요 베스트50'에서 컴백무대를 가진 을 예전처럼 TV에서 자주 볼 수는 없을 듯 하다. 오는 18,19일 역도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전국순회콘서트가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