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 홈런 잔치
기사입력 1996년 09월 10일 14시 34분
## 가을철 리그 76경기에 무려 212개 96전국대학야구 가을철 리그전에서 홈런이 폭발하고 있다. 76게임을 치른 9일 현재 홈런수는 무려 212개.
경기당 2.85개에 이른다.
대학야구 경기당 평균 홈런수가 2개가 채 안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특히 와 는 지난달 28일 B조 예선에서 무려 9개의 홈런을 주고받는 `대포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8일 현재 473게임을 치른 에서도 홈런수가 641개로 경기당 1.38개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홈런이 많은 것은 갑작스레 장거리 타자들이 많이 배출돼서가 아니다. `홈런사태'의 주범은 무엇보다 무리한 경기일정.
18개 대학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여느 대회와 달리 4개조가 아닌 2개조 풀리그로 예선을 치렀다. 투수들의 경험을 쌓게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팀당 8경기의 예선을 거의 휴식없이 치르는 빠듯한 경기일정 탓에 그렇지 않아도 얕은 투수층이 바닥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장소가 동대문과 청주 두 군데여서 대회 도중 이동을 해야하는 선수들로선 피로가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타자에 비해 피로에 훨씬 민감한 투수들의 투구 위력이 떨어지고 실투가 잦아지면서 홈런이 양산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다른 이유는 전반적인 투수들의 질적 저하.
눈에 띄는 수준급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대회 완투는 의 변대수가 지난 6일 에 1안타 완봉한 것을 포함해 모두 17차례.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고만고만한 투수들이 한 경기에 대거 투입돼 타자들의 홈런 몰아치기에 희생양이 됐다.
유망주를 찾느라 눈이 빠지게 마운드를 지켜보는 프로구단의 스카우트들도 "쓸만한 투수가 없다"며 한숨만 내쉰다. `야구의 꽃'이라는 홈런이 관중들에겐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한국야구의 밝은 미래에 딴죽을 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