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박진만]“몰라보게 컸네”
기사입력 1996년 09월 01일 15시 21분
## 감독 등번호 '7번' 대물림…재능도 대물림 현대 고졸새내기 박진만(20)이 새로운 `내야반장'에 임명됐다. 의 부상으로 주인이 없는 1루와 무주공산의 2루, 페이스가 떨어진 3루수 등 어수선한 내야진 속에서 그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신인답지 않은 폭넓은 수비력과 정확한 타격은 이후 팀내 최고의 유격수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침체된 팀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홀로 야구를 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기운이 빠진 선배들에게는 금쪽같은 막내둥이다.
현역시절 자신의 등번호인 `7번'을 대물림해준 감독조차 최근 부진으로 낙심을 하다가도 박진만을 보면 의욕이 넘친다.
더욱이 김감독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박진만의 야구센스를 보고 있노라면 무명의 학생에서 일약 국내 최고스타로 성장했던 자신의 야구인생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김동기가 끌고 다니던 팬들도 이제는 과 함께 박진만을 보기 위해 인천구장을 찾는다.
지난달 31일 인천 쌍방울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박진만은 또다시 큰일을 해냈다.
안정된 수비와 더불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쌍방울전 6연패의 고리를 끊는 일등공신이 됐다.
박진만은 초-중-고 시절 뛴 경기수보다 많은 103게임에 출전하다보니 지난 여름에는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흐트러졌던 타격감각을 회복했다.
2할7푼7리의 타율로 타격랭킹 16위.
현대는 페넌트레이스 종착역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박진만을 히든카드로 내세웠다.
전반기 내내 맡았던 9번타순을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인 6번에 기용, 득점력을 높이면서 쌍방울 한화와의 자리바꿈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포스트시즌 구도의 해답은 박진만이 쥐고 있는 셈이다.
< 인천=권정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