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영 스타일] '돌고래서 물뱀으로'
기사입력 1996년 08월 26일 15시 39분
## 턱이 수면스치듯 낮게… 스피드 빨라 `돌고래에서 물뱀으로.' 세계 평영이 돌고래식에서 물뱀식으로 변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평영은 지금까지 개발된 영법(泳法)중 가장 느리지만 힘도 적게 드는 영법.
100m 세계기록도 평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1분벽을 깬지 오래다.
그러나 태평양 한가운데 자유형 배영 접영 평영중 1가지씩밖에 못하는 4명이 표류했을때 먼 섬까지 헤엄치거나 구조대가 올때까지 체력을 절약하며 견디는데 가장 적합한 것은 평영이다. 단위속도는 가장 느리지만 체력소모 역시 적기 때문이다.
평영은 팔동작의 완성단계에서 상체가 거의 명치부분까지 수면위로 올라와 물굽이를 타넘듯 헤엄치는 것이 주류였다. 이른바 `돌고래스타일'로 팔꿈치가 물밖으로 나오지 않아야한다는 (세계수영연맹)의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지켜왔다. 그러나 이후 `돌고래'보다는 어깨의 절반이 잠기고 턱이 수면을 스칠정도로 낮은 자세의, `물뱀'에 가까운 영법이 각광받고 있다. 남자 평영 100m의 프레드 디버그래브(.1분0초65), 200m의 노버트 로자 (.2분12초57) 여자 평영 2관왕 페넬로프 헤인즈(남아공.1분7초73/2분25초41)가 모두 물뱀스타일로 금메달을 따고 세계신기록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물뱀스타일 평영은 60년대 세계기록보유자였던 다구치(일본)가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후 체력소모가 많다는 이유로 잊혀졌다. 물을 긁는 팔힘이 돌고래스타일보다 100% 이상 더 필요하고 발동작과 연계시키기도 어렵다는 것. 그러나 기록단축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나중에는 녹초가 되더라도 일단 빨리 헤엄치려는 경쟁심리가 화석이 됐던 묵은 영법을 다시 살려낸 셈이다. 지난 23일 막을 내린 제10회 아시아-태평양 에이지그룹 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각국 평영코치와 선수들은 물뱀식 평영에 관한 정보를 나누느라 바빴다. 그러나 체력이 바탕이 되야하므로 한국에서는 한국최고기록보유자인 조광제 (경남체고 1년) 정도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수영계에서는 "일시적인 유행일 수도 있고 동양인에게는 부적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테크닉보다 파워 의존도가 점점 커지는 세계 스포츠의 추세속에서 힘들지만 빠른 물뱀식의 부활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