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열] 좌완-145Km 고졸무명 독수리
기사입력 1996년 08월 25일 15시 19분
한화 이상열(19)이 `깜짝쇼'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이상열은 계약금 5천5백만원에 연봉 1천2백원의 이름없는 투수.
올시즌 겨우 8게임 출전에 방어율도 7.45.
하지만 그를 보는 감독의 눈은 남다르다.
시즌 막바지에서 결정적인 이바지를 할 선수라는 것.
좌완으로 1m 83의 큰 키에서 내리 뿜는 시속 145㎞의 강속구는 정상급 타자들도 공략하기에 녹록지 않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그를 승부의 기로인 중간계투로서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최근까지의 한화의 중간계투는 사실상 패전처리였다.
선발과 마무리에 비해 기량이 너무 떨어진 결과였다.
송진우 이상목 한용덕 등 선발투수가 부진하면 곧바로 패배였다.
그렇기에 한화는 승부처로 판단한 21일 현대와의 더블헤더 1차전과 22일 경기에서 을 마무리와 중간계투로 내세우는 파격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변칙으로 일관할 수는 없는게 야구.
의 역할을 대신할 재목으로 이상열이 선택된 것이다.
선발이 5이닝을 던졌으나 마무리 이 나오기가 애매한 상황에서 그에게 2~3이닝을 책임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미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현대와는 21일 수원 더블헤더 2차전에서, 해태와는 24일 대전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타당성 검토를 마쳤다.
결과는 강감독도 이상열도 만족.
체력 열세로 많은 이닝은 무리이지만 2~3이닝은 거의 완벽에 가깝게 막아낼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예상외로 빨리 찾아온 행운을 꼭 잡겠다"는 이상열의 수줍은 미소는 의외로 가을잔치의 변수로 떠오를 소지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