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 24시간 운영 시대
기사입력 1996년 08월 22일 15시 27분
**"필요할때 언제든지 아기 맡기세요" "놀이방도 인스턴트 시대."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인스턴트 놀이방'이 신세대 젊은 부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예년의 경우 아이를 낮동안 놀이방에 맡기고 저녁에 데리고 가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요즘들어 주간이나 야간에 구별없이 필요한 시간만큼만 놀이방을 이용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
경기도 고양시에서 S놀이방을 운영하고 있는 정선욱씨(30)는 "몇시간만 아이를 돌봐주기를 바라는 주부들이 많아 지난달부터 아예 24시간동안 시간제 놀이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밤시간에 시간제로 놀이방을 이용하려는 손님들의 의뢰와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분당에 있는 K놀이방의 경우 밤에 3~4시간씩 아이를 맡기러 오는 부부들이 하루 5~6명에 이르는 등 일산이나 분당, 평촌, 산본 등 영-유아를 둔 신세대 부부들이 많이 사는 신도시에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시간당 이용요금이 2,500~4,000원인 이런 인스턴트 놀이방 이용자는 맞벌이 부부 양쪽이 야근이거나 집안대소사 때문에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부부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기 위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들 놀이방 이용자의 상당수가 저녁 8시쯤부터 12시까지로 몰려 있다는 게 이를 대변한다는 것으로 이 시간동안 연애시절로 돌아가 영화관람이나 교외나들이 등을 하며 밤문화를 즐긴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아이가 없었던 허니문때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부부관계'를 갖기 위한 경우도 있어 변화된 신세대의 결혼풍속도를 실감케 하고 있기도 하다.
맞벌이 주부인 하윤선씨(25)는 "낮에는 아이를 놀이방에 맡기면 됐지만 밤에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간제 놀이방에 필요할 때만 아이를 맡긴 뒤로는 이런 걱정이 싹 가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밤마다 아이가 울고 보채 잠을 못잔다는 이유로 놀이방에 아예 떠맡기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