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감독] '일본오라' 48억 유혹
기사입력 1996년 08월 12일 16시 37분
**2000년 올림픽까지 선발권등 전권주마 `일본으로 오라.' 한국 마라톤을 2연속 올림픽 정상권에 올려놓은 `승부사' 정봉수 감독(61.)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때 를 조련,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 태극기를 게양케했던 정봉수 감독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봉주를 2위에 입상시키자 마침내 일본 육상계가 `정봉수 모시기'에 나선 것. 일본 육상계가 정감독에게 제시한 조건은 2,000년 올림픽때까지 4년 동안 연봉 1억5천만엔(약 12억원.총액 48억원)에 주택및 승용차 제공외에도 대표선발및 훈련에 전권을 부여한다는 것. 지난 4일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레이스가 끝난뒤 가진 입상자 기자회견장에서 일본 육상연맹 관계자로부터 만나자는 전갈을 받은 정감독은 이날 저녁 애틀랜타 시내 모 음식점에서 일본 육상연맹의 고위관계자를 만나자 "이제 일본 마라톤을 위해 수고를 좀 해달라"면서 이같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 일본 육상계가 정감독에 대해 매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일본인과 체격이 비스한 한국선수를 조련, 지난 두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제조해낸 지도능력이 탁월한데다 일본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할수 있어 일본 마라톤의 올림픽 제패꿈을 실현시켜줄수 있는 지도자로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2시간10분 이내의 기록 보유자만도 40여명을 보유하고도 번번히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으며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후 정봉수 감독을 여러차례 초청, 세미나를 가졌으나 이것으로 그의 노하우를 전수받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해 아예 `정봉수 모시기'에 나섰다. 이에대해 정감독은 "일본이 마라톤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조건상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민족감정, 지금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때 쉽게 결정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승부사' 정봉수 감독이 실리를 택할 것인지, 명문을 택할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