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 검게그을린 피부에 얼굴만 하얗게 화장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8일 14시 00분
## 섹시하고 시원한 느낌… 여성들 사이 확산 "화장이냐, 변장이냐." 젊은이들의 메이크업이 변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검은 피부에 하얀 얼굴을 연출, 괴기영화의 드라큐라나 구미호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얼굴 메이크업은 목이나 손 등 노출부위와 같도록 해야 하는 게 원칙. 그러나 요즘들어 이런 고정관념을 파기하고 오히려 얼굴과 다른 노출부위의 대비효과가 클 수록 올바른 것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납량메이크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유미양(20.Y대 2년)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하얀 메이크업이 오히려 섹시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게 마련"이라면서 "선탠을 해 검게 탄 목과 팔부위를 맞춰 얼굴 화장을 어둡게 한다든가 아예 노출부위 모두를 하얗게 화장하는 것도 바람직스러운 것은 못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더욱이 다른 노출부위와는 달리 얼굴부분만 하얗게 화장을 하면 드라큐라나 구미호를 연상시켜 찜통더위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김양의 얘기. 정경훈군(22.S대 3년)은 "나이트클럽에 가면 살갗은 새카맣게 태우고 배꼽티를 입은 채 얼굴만 새하얗게 화장을 한 여자들이 판을 친다"면서 "사이키조명 아래에서 흔들어대는 모습을 보면 납량특집을 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런 납량메이크업은 인기 탤런트인 씨가 풍만하면서도 새카만 가슴에 하얀 마스크메이크업으로 극적인 대비를 강조, 주목을 받자 일부 탤런트들도 여기에 합류하면서 여성들 사이에 더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납량메이크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려 시원함을 더해준다며 파마를 푸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젊은이들은 눈썹이나 입술부위의 화장을 기괴하게 한다든가 아예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잠옷이나 다름 없는 흰색 의상을 걸치고 밤거리를 활보, 섬뜩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납량패션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