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올림픽서 묻혀진 '진주들'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7일 14시 31분
**메달은 못땄지만… 金보다 값진 성적 다들 불가능하다고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보란 듯이 해냈다.
비록 시상대 위에 서지 못해 국민들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그들이 있기에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지난달 29일 애틀랜타 스톤 마운틴 파크 벨로드롬.
사이클 남자 포인트레이스 결승에서 한국의 조호성(22.)이 15점을 얻으며 7위에 올랐다.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날 조호성의 레이스를 지켜본 국내 사이클 관계자들은 모두 흥분의 도가니였다.
지난 48년 올림픽 이후 꾸준히 출전해왔지만 입상은 커녕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한채 예선탈락의 고배만 마시던 한국 사이클계에 한가닥 빛을 던져준 쾌거였던 것.
금메달보다 빛나는 7위.
조호성은 그동안 파워와 체격면에서 외국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기만 했던 한국 사이클이 조만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국내 스포츠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육상 수영 등 기본종목도 이번 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수영 여자배영 200m B그룹 결선(하위성적 8명)에서 이창하(19.일본 규슈여대부고)가 2분14초18의 한국신기록으로 5위에 올랐다.
이창하는 비록 메달과는 무관한 B그룹 결선 레이스였지만 국내선수로는 올림픽 출전 사상 최초로 예선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수영은 이번 올림픽 기간동안 모두 6개의 한국신기록을 수립, 국제대회에서 맥을 못추던 징크스도 함께 깨버렸다.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24.)도 예선에서 2m 28을 뛰어넘으며 14명이 겨루는 결선까지 진출, 8위에 랭크돼 육상 필드종목에서 한국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또 역도 108㎏ 이상급의 김태현(27.해태)은 인상 190㎏과 용상 247.5㎏, 합계 437.5㎏을 들어올려 아시아기록과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4위로 동메달을 놓쳤지만 김태현의 기록은 자신이 종전에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한국최고기록을 7.5㎏이나 갱신한 것으로 그동안 경량급에만 치중해왔던 국내 역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