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시사회]‘히트’ ♣
기사입력 1996년 07월 31일 15시 10분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동시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히트'(Heat)는 미국에서보다 동양권에서 더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히트'는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면 외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 힘들다는 에서 흥행 1위를 기록했고, 지난 6월 일본개봉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가 아시아 영화시장에서 빅히트를 기록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도시의 비정한 폭력 그린 할리우드판 ‘첩혈쌍웅’ `히트'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나 `대부'와 같은 고품격의 갱스터 필름이면서 또한 오우삼 감독의 `첩혈쌍웅'을 연상시키는 비장미를 담아내고 있다.
요즘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들이 긴박감 넘치는 액션에 코믹성까지 가미해 오락성을 추구하고 있는 데 반해 `히트'는 시종일관 우울한 정서와 팽팽한 긴장감속에서 도시의 비정한 폭력을 그려내고 있다.
`첩혈쌍웅'에서 킬러 주윤발과 형사 이수현이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로 발전하듯이 `히트'의 갱 로버트 드 니로와 형사 알 파치노는 상대에게 총구를 겨누면서도 서로를 존경하는 관계로 나온다.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 일당이 특급 우편 차량을 습격해 고액 채권을 탈취하면서 시작된다.
이어서 로버트 드니로와 그의 동료 발 킬머가 은행을 털다가 도심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무자비한 총격전은 폭력미학의 절정을 보여주는 장면. 이 총격신에 대해 외국의 리뷰에선 " 뉴스방송을 보는 것처럼 현장감이 살아있다"고 비유했을 정도. 둘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곳은 어둠으로 둘러싸인 인적없는 공항으로 비행기가 뜰 때 스치는 순간의 빛을 타고 마지막 승부가 펼쳐지는 설정이 라스트의 극적인 효과를 더해주고 있다.
오는 10일 한국개봉을 앞두고 최근에 있었던 국내 시사회에선 설명이 필요없는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 연기 말고도 로맨티시스트 갱스터로 나오는 발 킬머의 깔끔한 조연 연기에도 높은 평점이 주어졌다. 연출은 `라스트 모히칸'의 마이클 먼 감독.
< 안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