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윤성규단장] '뒷심부족 전기3위…아쉽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31일 15시 09분
**"리그일정-드래프트 제도등 개선 우리자 앞장" "성적은 대체로 만족하지만 팬들의 열기를 끝까지 몰고가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28일 전을 끝으로 라피도컵 전기리그 일정을 모두 끝낸 신생팀 수원 삼성 윤성규(尹聖奎) 단장의 감회다.
막판 뒷심부족으로 현대, 포항과의 패권다툼에서 밀려난 데 대해 윤단장은 `신생팀의 한계'라고 솔직히 시인했다.
그러나 삼성이 올시즌 한국프로축구에 남긴 흔적들은 앞으로 탄생하게될 신생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우선 삼성은 창단 첫해 전기리그서 9승3무4패(승점 30), 66%의 승률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정규리그 3연패(93~95년)를 이룩한 천안 일화도 초기 4년간 하위권을 맴돈 것을 감안하면 그 `돌풍'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단장은 ▲코칭스태프의 리더십과 ▲노장선수들의 투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 공을 돌리면서 `운'도 따랐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구단살림에서도 삼성은 전기리그 통틀어 9개 구단중 평균관중수 3위, 유료관중수는 1위(약 1만2천명)로 신생팀으로선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구단에선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약 10억원대의 입장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삼성이 늘 행복한 고민만을 해온 것은 아니다.
특히 23년간 독일에서 교편을 잡다가 수원 삼성의 살림살이를 맡은 윤단장은 유럽식 합리주의와 한국적인 현실 사이에서 적잖은 번민을 해야 했다.
원정경기 때면 늘 한숨이 나오는 운동장 사정이나 주 2회 강행되는 리그일정, 융통성 없는 드래프트 제도에 대해 그는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윤단장은 "한국적 토양을 무시해선 안되겠지만 2002년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선 차근차근 고쳐가야될 게 많다는걸 실감했다"며 "미력이나마 삼성이 그 역할의 전위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